중국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집회가 대만에서 열린 가운데 톈안먼 사태 당시 중국군 장교가 참석해 공개 참회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5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자유광장에서 열린 톈안먼 사태 추모집회에서 당시 계엄 임무를 맡았던 중국 39집단군 116사단 소속 리샤오밍(李曉明) 전 중위가 단상에 올라 톈안먼 사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리샤오밍은 당시 자신이 직접 총을 쏘지는 않았지만 중국군이었던 자신은 그 일에 대해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톈안먼 사태를 점점 잊어가고 있다며 “내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은 내 후손, 모든 사람들이 6.4를 잊지 않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시 더 많은 계엄부대의 군인들이 세상에 나와 진상을 밝혀주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작금의 대만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도 대만 사회가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화인민주서원 등 민간단체가 전날 개최한 이번 추모집회에는 1989년 톈안먼 시위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과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참가자들, 당시 대만에서 톈안먼 시위를 응원했던 문화예술계 인사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천젠런(陳建仁) 부총통이 참석해 중국 정부의 톈안먼 시위 유혈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의 추모 행사에 참석한 가장 고위급 현직 정부 인사다.
이밖에 라이칭더(賴清德) 전 행정원장도 참석해 규탄 성명에 서명했다.
대만 SET TV는 라이 전 원장은 2020 대선 유력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면서, “6.4 사건은 피비린내로 짓밟힌 애국 민주 운동”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자리에는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국가 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예이츠도 참석했다.
그는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가 대만에 있어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운을 뗀 뒤 톈안먼 대학살은 “중국인은 중국 국민들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