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늘 막무가내 국가였을까? 최근 이런 생각에 의문을 품게 하는 ‘온건한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 들려오고 있다.
13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 온건파 지식인들을 집중 조망했다.
이들은 자유주의 지식인이나 중국원로층 2세 중 개혁파를 지지하는 인물들로서 “미국과 무역전쟁 확대를 자제하고 화해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인민은행 부행장 리뤄구는 “미국과 관계는 우리(중국)와 서방세계 관계의 초석”이라면서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 지식인 장무성 역시 “중국은 지난 수년간 무모했다. 많은 분야에서 미국과의 막대한 격차를 깨닫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장무성은 “세계에 중국식 모델, 중국식 해법을 선전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오히려 공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식 모델은 국가가 개입해서 고도성장을 이룬다는 이론이다. 국가의 적절한 투자와 개입으로 경제성장을 돕는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공산주의식 시장통제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수식어에 불과하다.
중국 전 총리 후야오방의 아들 후더핑도 “구소련은 지나친 권력집중과 경직된 계획경제라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시카고대학의 양달리 교수는 “무역전쟁이 터지면서 그간 억눌린 토론과 자기성찰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공산당은 마오쩌둥 시절 지식인들에게 ‘우파’라는 낙인을 찍어 무려 55만명을 숙청한 ‘반우파투쟁’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중국은 내부에서 공산당의 폭주를 제지하는 인물들이 사라져 오늘날처럼 ’막무가내’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