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 외식업계…상하이 식당들, 불 꺼놓고 몰래 영업

By 에포크타임스

손님들 “밥 먹을 뿐인데, 범죄자 된 기분 참담”

중국 상하이의 음식점 주인들이 생존을 위해 고육책을 동원하고 있다. 두 달간 이어졌던 봉쇄는 풀렸지만, 음식점 내 식사는 여전히 금지됐기 때문이다.

일부 음식점들은 ‘폐점’이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조명도 끈 채 은밀히 영업하고 있다. 손님들은 어두컴컴한 음식점 구석이나 외부의 시선이 닿지 않는 2층에 숨어 식사를 한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에는 휴대전화 화면에서 나오는 불빛에 비춰가며 식사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담겼다. 야간에 등불을 밝힐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 반딧불과 눈에 비춘 빛으로 공부했다는 고사성어인 ‘형설지공(螢雪之功)’을 떠올리게 한다.

소셜미디어에는 식사 도중 방역요원이 1층에 들어와 현장 점검하기도 했다는 사연이 실렸다. 다급한 음식점 주인은 2층에 뛰어 올라와 손님들에게 “불을 끄고 소리를 내지 말라”고 했고, 적극적으로 따라 준 손님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는 내용이었다.

한 손님은 “그저 식당에서 밥을 먹을 뿐인데, 마약 단속을 피하는 기분”이라며 처참한 기분을 토로했다고 게시물에서는 전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불 꺼진 가게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이 숨죽인 채 유리창 밖 순찰을 도는 경찰을 주시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실렸다.

불투명한 유리창 덕분에 들키지는 않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을 경우 음식점 주인은 영업정지를 당하고 손님들은 ‘방역규정 위반’으로 끌려갈 수도 있었다.

중국 당국은 방역규정을 위반하면 5~10일 구류나 최고 500위안(약 9만6천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고의로 전염병을 퍼뜨렸다고 판단될 경우 형법에 따라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는 지난해 방역규정을 어긴 남성 4명이 거리에 끌려다니며 공개 망신을 당한 일이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산둥성에서 방역 규정을 어긴 남성이 방역요원들에게 붙잡혀 삭발당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 밖에도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방역 요원이나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시민들이 전봇대 등에 묶여 몇 시간씩 고통을 당하는 처벌을 받거나, 마구 구타당하는 영상과 사진이 여러 차례 게재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음식점 종업원에게는 매장 내에서 식사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착안해 손님이 입장하면 식사 전 사원으로 입사시키고, 식사 후 퇴근 절차를 밟게 하거나 퇴직하게 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업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시민들은 잘못을 지은 것도 아닌데 불조차 켜지 못하고 마치 비밀 모임하듯 식사해야 하는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