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사라졌던 64세 여성이 14개월만에 나타났습니다. 1년 이상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그녀는 중국에서 “거의 죽을 뻔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웡 할머니’로 알려진 홍콩 시위자 알렉산드라 웡이 자신을 구금한 중국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토요일(17일), 중국 국경지역 선전에서 한 달 이상 구금되며 정신적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시위대 사이에서 ‘웡 할머니’로 불리는 그녀는 영국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그녀는 돌연 실종됐습니다.
활동가들과 인권 단체들은 그녀가 행방불명이 된 것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웡 할머니|홍콩 시위대]
“홍콩에 돌아오지 못할까봐 무서웠습니다. 매 순간, 매일 같이 두려웠고 전화 소리가 울리는 것도 무서웠습니다.”
홍콩 북쪽에 위치한 중국 선전시에는 웡 씨 처럼 많은 홍콩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홍콩에서 누구를 위해 싸웠는지, 시위대들이 폭력을 사용했는지 물었다고 그녀는 밝혔습니다. 또 그녀가 영국 깃발을 흔드는 것을 두고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고 말한 경찰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그녀가 중국 본토의 애국자라는 영상을 촬영하고 반성문을 쓰도록 강요했습니다. 또한 더 이상 홍콩 시위에 참여하지 않거나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했습니다.
정신적 학대를 겪은 웡 할머니는 건강이 악화됐습니다.
웡씨는 여성 16명이 13제곱미터 크기의 구치소 방에 갇혀 있었다며 그들의 혈액 샘플과 지문이 채취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거의 죽을 뻔했다는 웡씨.
2019년 9월 말, 웡씨는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중국 산시성으로 보내져 5일 동안 소위 ‘애국 교육’을 이수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중국 오성홍기를 들어야 했고, 중국 국가를 부르며 20년 전 홍콩을 반환 받은 것을 포함한 중국 공산당의 공적을 다루는 영화 ‘나의 조국과 나’를 시청해야 했습니다.
보석 석방된 후에도 웡씨는 1년 간 중국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10월 초 홍콩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그녀는 당국의 감시 하에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매일 눈물을 흘리며 홍콩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홍콩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웡 할머니|홍콩 시위대]
“저는 제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도 모릅니다. 중국 본토에서 시위에 참여한 적도 없습니다. 저는 일생동안 어떤 정치 단체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또한 중국에 구금된 홍콩 활동가 12명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녀는 그들이 자신보다 훨씬 가혹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