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산업 中 진출의 민낯

By 이 가섭

이번 특별보도 1부에서는 중국독일 자동차 산업의 연계를 짚어보겠습니다.

전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 이는 독일 경제에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양국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중국 정부가 경제적 지렛대를 이용해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다른 국가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독일 주재 중국대사는 독일이 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경우 독일 자동차 산업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중국이 이런 협박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1989년 6월 4일에 천안문 광장에 탱크가 난입했습니다. 인민해방군은 단식 투쟁에 참여한 비무장 학생 수천명을 현장에서 학살했는데요.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사회를 요구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었습니다.

사태 직후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그들의 투자가 자금 억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1989년 7월, 학살이 일어난지 불과 한 달 뒤, 폭스바겐은 상하이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를 통해 생산확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년이 지난 1990년, 폭스바겐은 중국 동북지역 국영기업과 또 다른 합작 투자를 계획했습니다.

중국을 제재하겠다는 독일 정치계의 다짐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천안문 사태 이후 당시 현장에 있던 독일 기자 안드레아스 로렌즈는 칼럼에서 밝혔습니다.

“6월 4일 직후 독일을 포함한 외국 정부들이 중국과 관계 정상화를 원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리고 우리 언론인들은 그런 모습들이 공포스러웠다”

1990년 전 독일 총리 헬무트 슈미트의 방중 이후, 93년 부터 많은 독일 정치인들이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권법 전문가 샤론 홈은 독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은 1989년에 살육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라고 밝혔습니다.

10년 후 중국에서는 또다른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1999년 7월, 중국공산당이 당시 중국인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심신수련법 파룬궁에 대한 박해를 시작한 겁니다.

당시 수천 명이 박해로 사망했으며 수십만 명이 투옥 및 고문을 당했습니다.

1999년에 폭스바겐의 창춘 합작 법인은 아우디 A6 생산 라인 구축 축하 행사를 열었습니다. 본 행사에는 중국공산당 지도자와 언론인 수백명이 참석했는데요.

많은 법인 임원들은 중국정부의 종교 박해로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창춘시의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2006년 창춘  합작 투자 자동차 제조업체 전 엔지니어가 당시 폭스바겐 CEO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2000년에서 2003년, 최소 10명의 직원이 파룬궁 수련자라는 이유로 해고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해고당한 직원이 조사를 요청했지만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08년 전세계가 티베트 탄압을 하는 중국공산당을 비판하는 가운데, 폭스바겐은 베이징 올림픽을 후원했습니다.

폭스바겐은 이후 2012년, 중국 신장 지역에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신장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인권 탄압이 이뤄진다는 의혹을 받는 곳입니다.

지난해 남독일신문은 해당 공장을 “경제적으로 수익성이 없다”며 “폭스바겐이 가진 가장 쓸모 없고, 가장 정치적인 생산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남독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독일 녹색당 당원이 신장 지역을 방문해 여러 위구르족 직원들과 인권문제를 논의했는데요. 이후 중국 당국은 신장 폭스바겐 대표를 체포했습니다.

이후 BBC 기자가 폭스바겐 대표에 신장 지역에 대한 투자를 질문한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BBC 기자: “신장 위구르족 100만명을 구금하는 재교육 시설에 대해서 모르시나요? 모르고 계시나요?”]

[폭스바겐 대표: “잘 모르겠습니다..”]

이후 폭스바겐 대표는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 자동차 산업. 주로 중국에 기반을 둔 생산 공급망에서 손실을 입었습니다.

또한 자동차 판매 실적 부진 뿐만 아니라, 최대 시장 중국에서 수요도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올해 5월 중국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자동차 산업의 대부’로 불린 한 산업 전문가가 중국에서 공급망을 철수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그는 “중국과 결별하는 것은 결국 실패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