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역 선전 영화 한국 극장 상륙에 논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에 맞선 중국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최미역행’이 11월 국내 개봉됩니다.

영화는 광저우와 우한 등지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방역을 위해 싸우는 의료진, 경찰, 공안 간부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영화 제목 ‘최미역행(最美逆行)’은 “가장 아름다운 역행”이라는 뜻으로, 재난 지역에서 대피하는 인파를 거슬러 구조를 위해 들어가는 구조대원 등을 가리킵니다.

이 표현은 중공 바이러스 발생 이후 지난 2월 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배급을 맡은 아트비전은 보도자료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영화계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선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는 영화를 제작자와 제작 방식에 따라 상업영화, 독립영화, 체제 선전용의 주선율(主旋律)
영화로 분류합니다. 최미역행은 대표적인 주선율 영화로 공산당의 이념을 선전하고 체제를 옹호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방역을 선전하는 영화를 왜 한국에서 개봉하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중국은 줄곧 바이러스의 기원지로 지목받아 왔으며 각국은 앞다퉈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했습니다만, 한국 정부는 금지 카드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신천지 사태로 한국에서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도리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바이러스의 원인을 한국으로 몰아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이후에도 꾸준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중국인 코로나 확진자도 지속적으로 국내 입국하는 과정에서 적발되고 있습니다.

최미역행에 대한 중국 내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VOD 프로그램에서는 8점대의 평가를 받은 반면,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더우반에서는 저조한 반응으로 평점 기능이 차단됐고, 중국판 지식인 즈후에서는 총 10점 만점 중 1.7점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습니다.

중국 평론가 샤린은 “중국 공산당은 전염병 확산을 은폐하다가 더 감출 수 없게 되자 젊은 의료진을 사지로 보낸 뒤 이들을 영웅으로 만들며 슬그머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의료진은 푸대접을 받으며 생존 위기를 겪었습니다. 중국에는 각국에서 보내온 마스크, 방호복 등 방역물자는 공산당원들이 먼저 챙겨갔습니다. ‘지도자 우선’ 규칙에 따라 의료진이 착용해야 할 N95 마스크는 시찰 나간 지도자들이 썼습니다.

내년에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는데다 최근 중국 공산당 19기 5중전회가 진행되면서 중국 언론은 연일 체제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도 아닌 한국에서 공산당 선전 영화가 개봉되는 현실은 결코 유쾌하지 않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