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신장 위구르어 교재 사용 전면 금지

중국 당국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학교에서 민족문화 말살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시행됐던 한국어 말살 정책이 연상되는 대목입니다.

신장 자치구 교육 당국이 최근 중국어로 된 교재만 사용하라며, 기존의 학교에서 가르치던 위구르어와 카자흐어 교과서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를 본 중국 인권운동가 후자(胡佳) 씨는 중국 당국이 위구르 사람들의 사상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위해 그들의 문화를 철저히 파괴하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교육청은 지난 9월 초 ‘소수 민족 문자 부교재 선택·사용 공작에 관한 통지’를 자치 구역의 각 학교에 통보했는데요.

주요 내용은 자치 구내에 있는 모든 학교에서 위구르어와 카자흐어로 된 국어 부교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현재 사용하고 있던 위구르어 부교재는 모두 봉인하여 보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교육청은 2014년에도 각 학교 수업에서 위구르어 사용을 금지하고, 교재를 중국어로 바꾸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신장 자치구 학교-Getty

현재 위구르족 주민들은 자신들의 고유문화와 역사를 배울 기회가 사라져 민족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위구르 지역의 한 주민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몇 년 동안 소수 민족 학교를 한족 학교와 합병했기에 수학이나 물리, 과학 수업은 모두 중국어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 위구르어를 사용한 국어 수업도 못 받게 됐다”고 한탄했습니다.

중국 민족 구역 자치법에 따르면 소수 민족의 언어·문자·풍습을 보장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요. 이에 주민들은 당국의 조치가 “전혀 법에 부합되지 않는 행위”이며 “소수 민족을 한족 화하여 우리 민족의 문화를 말살시키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위구르족 어린이 보육원에서부터 중국어 교육을 시행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투르판 -Getty

중국 인권운동가 후자 씨는 이 모든 정책이 “앞으로의 세뇌 교육을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은 어느 민족을 소멸하려면, 그 민족의 신앙을 빼앗고 언어와 문자를 없애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철저한 문화 파괴 정책

후자 씨는 또, “중국 당국은 1949년 정권 탈취 이후 위구르족, 티베트족뿐만 아니라 한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문화·언어·역사를 말살시켜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1930년대에 ‘라틴화를 위한 새로운 문자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는 전문 기관을 설립해, 한자 사용을 금지하고 로마자를 보급하려고 시도했습니다. 1949년 정권을 잡은 마오쩌둥은 “문자를 반드시 개혁하고 세계 언어로 통하는 병음으로 진행한다”며, 문자 개혁기관을 설치했습니다. 삶의 이치를 담은 전통 한자가 공산당 사상을 전파하는 데 걸림돌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 지식인들의 강한 반발로 마오의 ‘병음 계획’은 실패했습니다. 대신 전통 한자(번체자)를 간체자로 변환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글자 본래 모양이 변형되고, 의미도 상실됐습니다.

대만 한자 학자 장푸(張福) 씨는 “간체자에 익숙한 중국 젊은이들은 이미 중국의 고서를 읽을 수 없게 됐다”고 우려하면서 “고전에는 중화 문화의 진수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중국의 전통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번체자를 알아야 한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후자 씨는 “중국 공산당은 중국인, 위구르인, 티베트인을 비롯해 지금 홍콩 시민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공산당의 사상을 침투시키려 한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