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최근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봉쇄 정책,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31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 감소했다”는 기후단체 ‘카본 브리프’의 주장을 소개했다.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최근 4분기 연속 감소했다. 특히 올해 2분기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배경- (1)
이처럼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배경에는 부동산 개발 사업 위축이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올 상반기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24분의 1로 급감한 것만 봐도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엿볼 수 있다.
중국의 2분기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고, 완료된 프로젝트 역시 33% 감소했다. 다 짓지 못한 채 방치된 건물들도 많다. 중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까지 건설이 중단된 아파트 단지가 200여 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철강을 생산할 때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데 건설업이 침체하자 철강 수요 역시 크게 줄었다. 뿐만 아니라 올 2분기 시멘트 생산량도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핀란드 소재 에너지·클린에어 연구센터 전문가인 라우리 뮐리비르따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철강과 시멘트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운송과 연료 소비가 줄어든 것도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배경- (2)
폭염·가뭄 등 이상 기후로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일부 지방정부가 주요 공장 가동을 중단하도록 조치한 것도 대기질 개선에 영향을 줬다.
특히 중국 남서부 쓰촨성의 경우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수력 발전소 수위가 바닥을 드러내자 성내 모든 산업시설에 강제 휴업을 명령했다. 쓰촨성은 전력 수요의 80%가량을 수력발전으로 충당하는데 일일 수력발전량이 평소의 절반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쓰촨성 청두시는 상가·사무실 냉방 중단, 조명 광고판 사용 제한에 나섰으며 지하철과 공항도 26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충칭·저장·안후이·허베이·광둥성 등의 지방정부들도 전력 사용 제한에 나서 제조업체들이 3~6일씩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배경- (3)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 조치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지난 3월말부터 5월까지 약 2개월간 전면 통제된 것도 한 요인이다. 모든 주민이 집 안에 갇히면서 주요 공장들이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다만 최근의 감소세는 곧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여름 심한 가뭄으로 수력 발전이 어려워지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정을 겪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착수하고 있다. 뮐리비르따는 “중국은 석탄발전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로 신규 석탄발전 사업을 승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