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중국 정부의 ‘사회신용’ 디스토피아

중국 정부는 국민 개개인에게 ‘신용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에 따라 사회적 보상이나 제약을 주는 ‘사회 신용 시스템’을 완성해가고 있다.

현재 부분적으로 완성되어 사용되고 있는 이 시스템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감시와 기록을 토대로 운영되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점점 더 촘촘한 감시와 기록이 가능해진다.

미 육군 전쟁대학 전략연구소 교수, 로버트 벙커 (Robert J. Bunker) 박사는 “중국에서 실행되고 있는 사회 신용 시스템은 시민들의 모든 의미있는 사회 경제적 활동을 ‘법준수’를 명목으로 감시한다. 각종 데이터베이스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권위주의 국가 통제 디스토피아가 악몽처럼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2014년 6월에 처음 발표되어  2020년 중국 전역에 실시될 이 시스템 프로젝트는 시민들의 온라인 활동과 구매, 일상 행동 및 관련 인물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자료들을 수집하여 공식적으로 점수를 매긴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기차역에서 역내 보안을 담당하는 여성 경찰관이 선글라스 형태의 장치를 착용하고 있다.(Getty Images)

일부 ‘사회 신용’점수가 낮은 중국 시민들은 올해 5월 1일부터 1년간 항공이나 기차로 여행을 할 수 없다.

아산정책연구원 전략분석에 따르면, 현재  중국시민 490만 명이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항공여행이 금지됐고 165만 명은 기차여행이 금지됐다.

여행에 제약을 받게되는 사회적 범죄로는, ‘기간이 만료된 티켓 사용하기’, ‘테러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는 행위’, ‘비행기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사과가 진실하지 않은 경우’,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주차하는 행위’ 등도 포함된다.

벙커 교수는 이 ‘사회 신용 시스템’이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에 나오는 것과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안면인식 기술과 인공지능’을 동원하여 그보다 ‘훨씬 더 영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사회 신용 시스템’과 서구사회의 ‘신용 점수 시스템’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서구 시스템은 개인이 금전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한 경우 금융 시스템에서 불이익을 당하는데 그치지만, 중국의 시스템은 개인의 생활 모두를 감시 기록하여, 개인의 생활 모든 영역을 통제한다.

‘아산정책연구원 전략분석’에 따르면 상하이의 도로에서 자동차 경적만 울려도 길가의 전광판에 자동차 번호가 뜨며, 차량 운전자는 벌금과 신용 감점을 받게 된다. 운전기사의 신용이 하락하면 가족과 친구의 신용도 동반 하락한다. 이 시스템은 금융 신용 등급과는 차원을 달리하여 개인의 생활을 침해해 들어온다.

심지어 승객과 운전자 누구의 잘못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운전자는 승객의 부정적 리뷰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업이나 사회적 권리를 잃든지, 자녀의 장학금이 중단되든지, 친인척의 창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중국의 사회통제 시스템 수출로 새로운 하이테크 냉전 시대 열릴 수도

벙커 교수는 ‘사회 신용 시스템’은 생체인식 과학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를 통해 AI를 통한  완벽한 전체주의적  사회통제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 시스템을 통한 중국내 통제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면, 중국 정부는 ‘중국 모델’이라는 이름 하에 권위주의 동맹국이나 범죄 집단에 이 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글로벌 거버넌스를 추진하려는 중국의 오랜 야심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벙커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민주주의 동맹국들에게 도전을 가속해나가는 과정에서 권위주의 동맹국들에게 내부 보안 원조 패키지의 일환으로 사회 신용 시스템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당연히 있다”고 밝혔다.

그는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인공 지능으로 완벽하게 지원되는  중국의 정치 경제 권위주의의 확산되면, 세계는 새로운 유형의 하이테크 냉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