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새끼 고양이를 학대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자 동물단체가 고발하고 나섰다.
24일 동물보호단체 ‘부산동물사랑 길고양이보호연대’가 밝힌 데 따르면 김해의 한 차량 정비소에서 동물학대가 벌어졌다.
이 정비소에는 사장과 직원들이 함께 키우는 새끼 고양이 ‘방구’가 있었다. 태어난 지 7개월 된 고양이였다.
해외에 다녀온 뒤 복귀한 직원 A씨는 지난 7월 ‘방구’가 절뚝거리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가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새로 입사한 B씨가 실수로 고양이의 발을 밟아 다리가 퉁퉁 부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A씨는 곧바로 방구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 검사 결과 방구의 다리뼈 4개가 골절된 상태였다. 결국 ‘방구’는 다리에 핀 2개를 박고 깁스를 하는 등의 치료를 받았다.
B씨는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A씨는 고양이의 수술이 잘 끝난 걸 다행으로 여기고 그냥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B씨가 퇴사한 이후 A씨는 고장 난 줄 알았던 CCTV를 확인하다 사건의 실체를 마주했다.
B씨가 갓 7개월을 넘긴 1.7㎏의 새끼 고양이에게 마구 발길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A씨는 “고양이가 다칠 때 즈음 CCTV 모니터가 고장 나 B씨는CCTV 가 작동 안 하는 줄 알았을 것”이라며 “혹시나 해 모니터를 교체해 확인해보니 고양이에게 잔혹한 학대를 벌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1.7㎏ 밖에 안 된 새끼고양이를 축구공 차듯이 날리고, 겁에 질려 도망간 고양이를 쫓아가 발로 차고 또 찼다”며 “오늘 방구 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CCTV 화면에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A씨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더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동물보호단체는 23일 김해 서부경찰서에 B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혜경 부산동물사랑 길고양이보호연대 대표는 “작은 생명이 다리가 골절될 때까지 공포 속에서 떨었을 생각을 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는 엄격한 범죄 행위로 수사기관이 적극적이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