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63)가 승리했다.
연방선거법원의 공식 집계가 95%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의 득표율은 55.54%로 나왔다. 좌파 노동자당(PT)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의 득표율은 44.46%에 그쳤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지지율 우세를 보이며 대세론을 형성했으며, 막판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10%포인트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며 당선을 확정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전국 5대 광역권 가운데 북동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앞섰다.
아다지 후보는 좌파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노동자·농민에 집중하는 전략에 주력했지만 ‘보우소나루 돌풍’을 넘지 못했다.
또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정치적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패배 원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라질 정계의 ‘아웃사이더’, ‘브라질의 트럼프’ 등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인 그는 1971∼1988년 육군 장교로 복무했고, 전역하고 나서 1988년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연방의회에서 한 발언은 코미디의 소재가 되기 일쑤였으며, 당시만 해도 그를 대권 주자로 주목하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초부터 터져 나온 좌파 정권의 부패 스캔들과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정국혼란, 치안불안은 보우소나루에게 대권 도전을 꿈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브라질 경제는 최근 수년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헤알화 가치는 2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보우소나루는 국영기업 민영화와 감세를 공약으로 내세워 지지자를 끌여들었다. 그는 “브라질 국민은 사회주의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 “더 왼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외치거나 동성결혼이나 페미니즘 반대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대선 출마를 위해 올해 초 기독교사회당(PSC)에서 사회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긴 그는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며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꾸준히 인지도를 높였다.
대선 출마에 앞서 SNS에서는 보우소나루의 인기가 다른 모든 정치인을 압도했고, 지난 7월 사회자유당은 그를 대선후보로 결정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난 9월 유세 도중 좌파 정당 지지자의 습격을 받아 복부를 흉기에 찔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