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3년만에 발생…밀접접촉 20명 격리조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 만에 국내에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서울에 사는 A(61)씨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대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환자는 귀국한 지 만 하루 만에 메르스 확진을 받았으며, 현재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8월 16일~9월 6일까지 쿠웨이트에 업무로 출장을 갔다가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귀국했다.

A씨는 쿠웨이트에 있던 지난 8월 28일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설사 증상을 보여 공항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는 귀국 시 공항 검역단계에서 체온이 36.3도였고, 호흡기 증상도 없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공항에서 개인택시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으며, 병원은 A씨를 응급실 선별격리실로 격리해 진료하고 발열, 가래 및 폐렴 증상이 확인되자 보건당국에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이후 A씨는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체를 검사한 결과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했다.

환자가 귀국한 시점은 7일 오후 4시 50분께로 메르스 확진은 입국 후 만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환자를 진료 중인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씨는 호흡곤란과 혈압저하 등의 증상이 없어 상태가 중하다고 판단되지 않지만, 수년 전 경험을 살펴보면 앞으로 1∼2주 사이에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치료가 끝날 때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는 항공기, 방문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접촉자를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 총 20명이다. 추가 조사가 진행되면 접촉자 숫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접촉자에게는 보건소 등을 통해 밀접접촉자임이 통보됐고, 자택 격리 등 필요한 조치가 진행 중이다.

보건당국은 A씨가 두바이에서는 환승을 위해 짧은 시간 머물렀기 때문에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쿠웨이트에서 메르스에 걸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외교부는 A씨를 통해 쿠웨이트 현지에서 접촉한 한국인의 감염 여부에 대해서도 파악할 예정이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20∼46%에 달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원이며, 중동지역에서 낙타접촉 등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의료기관 내 밀접접촉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주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이며, 그 외 두통, 오한, 인후통 등, 잠복기는 2∼14일이다.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한 것은 지난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환자가 처음 생겨 전국을 강타한 이후 3년여만이다.

2015년 첫 환자가 나오고 같은 해 12월 23일 ‘상황 종료’가 선언될 때까지 186명이 감염되고 그 중 38명이 사망했다. 격리 해제자는 1만6752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