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SNS를 통한 마약 유통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SNS를 통한 마약 유통은 10대, 20대의 마약 투약으로 이어져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8월 29일 YTN 기자가 직접 SNS로 마약 구매를 시도한 결과 단 30초면 마약 유통 판매책과 접선할 수 있는 상황을 보도했다.
텔레그램에서 단순 검색으로만 마약 유통 채널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비공개 메시지를 통해 간단한 개인정보와 인증만 마치면 누구나 손쉽게 마약 구매가 가능했다.
늘어나는 ‘젊은’ 마약 사범
대검찰청 ‘마약류범죄백서(2012~2021)’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전체 마약류 사범 가운데 19세 이하 미성년자는 총 450명으로, 그 비중은 2.8%였다. 10년 전(41명, 0.4%)에 비해 인원은 11배 늘었고, 비중은 7배 커졌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한 10대, 20대 마약사범들은 텔레그램과 같이 익명성을 보장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딥 웹(Deep Web·IP주소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된 특수 웹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웹)’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마약을 쉽게 접하고 구매할 수 있다.
마약에 노출된 10대의 실제 규모는 검거 사범 450명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성수 세명대 경찰학과 교수는 한국 마약범죄의 평균 암수율(검거인원 대비 실제 발생범죄 수를 계산하는 배수)을 28.57배로 산정했다. 이 암수율을 대입할 경우 마약에 노출된 10대는 1만2857명으로 계산된다.
최근 10년 사이 마약 사범의 평균 연령대도 급속도로 낮아지는 점도 문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2019년 전체 마약 사범 중 30대(25.7%)가 연령별 1위에 올라섰다. 다시 2년 후인 2021년엔 20대가 5077명(31.4%) 검거되며 1위를 차지했다.
‘악마의 마약’ 펜타닐 비상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은 말기 암이나 만성 통증같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50대 이상 고령자에 처방되는 비중이 높다. 패치를 구매하려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지만 아프다는 이유로 처방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불법·편법 처방도 증가했다.
식약처의 ‘최근 5년간 펜타닐 패치 처방 건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이하에 처방된 펜타닐 패치는 2965건에 달했다. 20대 처방건수도 1만6274건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10대 청소년 42명이 병·의원에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이를 학교 안에서 투약하고, 남은 패치는 유통시키다가 검거되기도 했다.
펜타닐 패치 유통·투약사범의 나이도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에 검거된 펜타닐 패치 유통·투약사범 2명은 각각 30대와 40대였다. 하지만 2020년에는 49명이 검거됐고, 이중 10대가 34명, 20대가 11명, 30대가 4명으로 10대 비중이 확 늘었다. 2021년에는 42명이 검거됐는데 모두 10대였다.
현재 정부조차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종 마약류는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범죄 예방과 치료·재활에 중점을 둔 관리 방안이라도 세밀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