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스마트폰 액정 등에 쓰이는 디스플레이를 원하는 두께로 깎아낼 수 있도록 한 첨단기술을 중국업체에 유출한 중소기업 직원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알짜 중소기업’으로 해당 분야에서 이름을 알렸던 회사는 기술유출 이후 수주가 어려워져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조용한 부장검사)는 산업기술유출방지 및 보호에관한법률 위반죄 등으로 중소기업 A사 전 직원 안모(49)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술유출 피해를 본 A사는 식각(액정 디스프레이 소재인 유리를 원하는 두께로 정확히 깎는 기술) 장비, 실시간 통신하는 작업을 통해 유리 두께가 설정된 목표까지 깎이면 자동으로 식각을 종료하는 기술(실시간 습식 식각장비 제어)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A사는 이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술 고도화를 위해 2013년 안씨를 채용했다. 그러나 안씨는 3년간 A사에서 일하며 중국업체 B사 관계자들과 공모해 치밀하게 기술을 빼돌렸다. A사를 퇴사하며 기술 관련 소스코드 일체를 USB에 담아 나왔고, 이후 B사 소프트웨어 개발 책임자로 입사해 기술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여기에 가담한 B사 대표인 중국인 C씨와 영업책임자 D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 중지했다.
B사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급팽창으로 호황을 맞은 중국 식각업체에 A사에서 빼낸 기술이 적용된 장비를 저가에 제조·판매했다.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기술을 개발했던 A사는 B사의 저가 공세에 밀려 연거푸 수주에 실패했고, 회사 사정은 크게 악화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보안 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국내 중소기업의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계속해서 유출되고 있고, 그로 인해 중소기업은 고객사 대부분을 잃어 치명적 피해를 보게 되는 현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