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고양이들과 찍은 가족사진이 갖고 싶었던 한 집사의 소박한 바람이 산산조각이 났다.
고양이 3마리와 함께 사는 집사 케이임히 넬슨.
그는 지난해 문득 녀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녀석들을 한 품에 안고 단란한 가족사진을 찍으면 얼마나 좋을까.
흐뭇한 상상을 하며 녀석들을 품에 안고 카메라 앞에 앉은 그는 곧 뼈저리게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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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오른팔에 한 마리, 왼팔에 두 마리를 걸치고서 품에 안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녀석들도 처음에는 젖은 빨래처럼 얌전히 집사의 팔에 널려(?)있었다.
넬슨은 카메라를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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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왼팔에 안겨있던 한 녀석이 갑자기 가운데 녀석을 향해 냥펀치를 날렸다.
가운데 녀석은 참지 않고 앞발을 휘두르며 반격했고, 나머지 녀석도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공격에 가담했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난투극을 벌이는 녀석들 때문에 집사는 화들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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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을 크게 벌린 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단란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추억에 남을 가족사진이 탄생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은 집사는 각자 찍은 녀석들의 사진을 붙여 놓는 것으로 꿈꾸던 가족사진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