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경기 수원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굴착기가 벽을 부수고 건물 잔해가 날아드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어린이집 바로 옆에 있는 3층짜리 건물 철거 작업을 하던 도중 사고가 난 것이다. 자칫하면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안전지침 위반은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해당 어린이집 놀이터에는 벽돌 크기의 잔해도 쏟아졌다. 밖에 사람이 있었다면 크게 다쳤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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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갑자기 들려온 굉음에 부모님을 기다리던 아이들은 크게 놀라 얼어붙었다. 선생님이 상황을 파악하러 밖을 나섰다.
건물을 부수던 굴착기가 어린이집 건물을 때리면서 부서진 벽돌 잔해와 깨진 유리창이 어린이집 내부로 날아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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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어린이집 학부모 A씨는 “애들이 어린이집에서 놀란 게 집에서도 이어져서 어린이집은 소리가 너무 무섭다고” 한다며 “이렇게 된 어린이집에 계속 보낼 수 있을까 학부모로서 그게 가장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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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현장과 어린이집 사이 공간은 50c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그러나 설치된 안전장치라고는 얇은 천 가림막과 비계뿐이다.
게다가 철거업체 직원들은 사고 뒤 몰래 난간을 넘어와 파편을 치우면서 책임을 숨기려 하기도 했다. 업체 측은 파손 부분을 보상하겠다면서도 현장의 안전 조치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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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업체 관계자는 “무슨 이거를 강판으로 막아달라. 어떻게 이걸 강판으로 막냐”며 “서울 시내 돌아다녀 보세요. 다 누런 항공마대 천막 두 겹 띄우고…. 해체 현장은 그게 법이다”라고 말했다.
철거를 허가한 경기 수원시 권선구도 건물 해체 계획에 위법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철거 작업과 관련한 규정을 보면 현장에 가림막을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재질이나 높이를 규정하는 세부 지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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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광주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17명이 숨지거나 다친 참사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부터 허가 대상 해체공사를 확대하고, 반드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하는 등 안전 감독을 강화했다.
하지만 철거 현장 바로 옆 어린이집에 벽돌 파편이 쏟아져도 단속할 근거가 없는 안전지침은 여전히 허점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