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휴식답게”, 숙박 기간 중 ‘스마트폰 제출’ 권하는 리조트 늘어나

By 박 형준 인턴기자

“Be Present(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

어느덧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 그야말로 어딜 가든 우리와 함께 하는 물건이 바로 스마트폰이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스마트폰 알람을 들으며 잠에서 깨고, 스마트폰 시계를 보며 출근 시간을 가늠해본다. 화장실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일하던 도중 심심하면 스마트폰을 터치해 게임을 켠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적당히 조절할 수만 있다면야 상관없지만, 문제는 우리가 휴식을 취할 때조차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녕 우리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돼버린 것일까? 전 세계의 리조트 업체들은 이러한 현상을 심상치 않은 전조로 받아들여 대응책을 꾀하고 있다.

WYNDHAM GRAND 홈페이지

리조트들이 제시한 모토는 모두 같은 맥락 안에 있다. ‘휴식을 휴식답게’, 혹은 ‘쉴 땐 제대로 쉬자’는 것이다.

미국의 윈드햄 호텔이 자체적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각 고객이 평균적으로 3개 이상의 기기를 가지고 오며, 12분마다 기기를 체크했다. 하루에 약 80번이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셈이다.

호텔 측은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고객들은 수영장에서도, 해변에서도, 식당에서도 그 환경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디지털 기기에 매몰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미국 내 5개의 산하 리조트에 아래와 같은 정책을 도입했다. 요컨대, ‘숙박 도중에는 스마트폰을 쓰지 마라’는 것이다.

윈드햄 그랜드 리조트는 고객에게 파우치를 제공하고, 이곳에 스마트폰을 제출한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수영장에서 좋은 자리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거나, 공짜 간식과 공짜 숙박권까지 주는 등 파격적인 기회를 선보인 것.

또한 아예 스마트폰을 리조트 측에 맡기는 가족 고객은 즉석에서 5% 할인권을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 없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가족들은 스모어(s’more : 불에 구워먹는 마시멜로) 등의 간식과 1회용 필름 카메라, 책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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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그랜드 벨라스 리비에라 리조트는 객실 내 전자기기를 없앴고, 대신 젠가나 체스 등의 보드게임을 놓아두었다. 또한 스마트폰을 맡기는 고객에게는 리조트 내 각종 액티비티에 참여할 수 있는 팔찌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객들은 적어도 네 가지의 액티비티에 참여해야만 스마트폰을 돌려받을 수 있다.

리조트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즉, 고객들이 스마트폰만 사용하고 리조트 내 시설을 즐기지 않는다면, 휴식의 공간으로서 리조트의 가치를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비싼 돈 내고 쉬러 왔는데 스마트폰만 하다 간다면, 다시 비싼 돈을 주고 굳이 리조트를 이용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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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는 순간에조차 우리는 스마트폰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그러니 일과 중에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수 없다면, 쉴 때는 ‘제대로’ 쉬어보는 것이 어떨까?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며, 옆 사람과 재잘재잘 수다도 떨면서 말이다.

리조트들이 취한 이러한 정책은 현대 사회를 향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해외여행 가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 힘이 쫙 빠진다’, ‘쉴 땐 제대로 쉬라는 말이 맞긴 한데 참 어려운 것 같다’, ‘현대인은 정말로 스마트폰의 노예인 걸까’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