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먹은 한국인,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팔뚝 잃어

By 이 충민

초밥을 먹었다가 박테리아에 감염돼 한쪽 팔을 잃게 된 한국 남성의 사례가 해외 의학잡지에 실렸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은 28일(현지시간) 한국인 남성이 초밥을 먹고 한쪽 팔 절반을 잃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 사례에 따르면 전북 전주 출신의 71세의 이 남성은 날 생선이 올라간 초밥을 먹은 지 12시간 후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왼손이 부풀어 오르면서 물집과 멍이 생기며 열이 났지만 곧 나을 것으로 생각하고 통증을 참았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이틀 후 전북대 의과대학병원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그의 손을 본 의료진은 “물집이 폭 3.5cm에 길이가 4.5cm로 대략 골프공 크기였고, 손등과 손바닥에 퍼져있었다”면서 날생선 요리를 먹고 비브리오 속 박테리아류에 감염된 비브리오 패혈증 진단을 내렸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의료진은 남성의 손에서 물집을 짜내고, 세균에 감염된 세포 조직을 제거한 뒤 항생제 처방을 내렸지만 치료는 결국 실패했고 상태가 악화돼 결국 손과 팔뚝을 절단해야만 했다.

‘바다의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해양성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에 의한 급성 감염이 원인이다.

이 균에 감염된 해산물에 접촉해 상처가 생기거나 식용할 경우 감염되며 대부분 급성으로 진행돼 손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단 감염되면 48시간 이내 치사율이 50% 이상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Wiki)

비브리오 균은 -5℃ 이하로 저온 보관하면 소멸되며 85도 이상 열에 아주 약하기에 여름철에는 해산물을 되도록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발생 시기는 대부분 6월∼11월까지이며, 8월∼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지난 8월 전남 광양에서도 날생선과 어패류를 먹고 2명이 비브리오 패혈균에 감염돼 숨졌다.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수칙

첫째,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먹는다.
둘째,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에 접촉하지 않는다.
셋째, 어패류 관리 및 조리를 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준수한다.

◇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한다.
◇ 어패류는 85도 이상 가열처리한다.
* 어패류는 껍질이 열리고 나서 5분동안 더 끓이고, 증기로 익히는 경우에는 9분이상 더 요리해야 함
◇ 어패류를 조리 시 해수를 사용하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
◇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한다.
◇ 어패류를 다룰 때 장갑을 착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