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한두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있다. 이는 체내에서 알코올을 잘 분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얼굴이 빨개지는 이유는 간에서 알코올의 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잘 분해하지 못하고, 술 자체가 혈관을 확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상이 있는 사람이 술을 계속 마시면 어떻게 될까. 결과적으로 대장암과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김동현 교수팀에 연구에 따르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잘 분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배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술이 몸으로 들어가면 간에서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뀌고, 다음으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물과 산으로 바뀐다. 그런데 두 번째 단계에서 분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체내에 오래 남으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암을 유발하는 작용을 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국제암연구소에서 2B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이다.
또 교감신경이 활성화 돼 혈압 높아질 수 있다.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팀은 술을 마시는 그룹 중 얼굴이 조금이라도 빨개지는 그룹(1), 전혀 빨개지지 않는 그룹(2)으로 나눴다.
그 결과, 일주일에 소주 1~2병을 마셨을 때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소주 2병 이상을 마셨을 때 고혈압이 생길 위험이 그룹 1이 그룹 2보다 1.5배로 높았다.
정 교수는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술을 마신 후 몸속에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이때 몸은 수축하고자 하는 보상 반응으로 혈관을 수축시키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혈압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