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야, 중계야?” 맨날 틀린 날씨 정보…어디를 믿어야 할까?

By 연유선

“비 안 온 다며! 우산 안 가져왔는데…”

일기예보를 믿었다가 이런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적 있으신가요?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날씨가 급변해 일기예보 서비스를 더 자주 찾게 됩니다.

일기예보 서비스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그런데 예보 서비스끼리 서로 비슷하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생각보다 자주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관·업체마다 일기예보 내용이 엇갈리는 이유는 뭘까요?

네이버 캡처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네이버 날씨 코너에는
기상청과 아큐웨더, 웨더채널, 웨더뉴스 등 네 곳이 예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 기관인 기상청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 곳은 모두 민간 업체입니다.

기상청과 이들 글로벌 기상 전문 업체들은 각기 다른 ‘수치예보모델’을 사용합니다.

수치예보모델은 기상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앞으로의 날씨를 시간대로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입니다.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4호기를 사용해 20여 종의 수치예보모델을 하루 약 100회 이상 운영하고 있습니다.

민간 업체들은 각국의 기관에서 기상 관측 데이터의 일부를 받아오고
여기에 환경단체, 군대 등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AI 데이터 등을 추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컴퓨터의 예측치를 ‘수치예보’라고 하는데,
경험 많은 기상 전문가들이 이 데이터에 노하우를 더해 최종 예보를 냅니다.

기상청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래도 우리나라 예보는 기상청이 가장 정확하다고 합니다.

정확한 일기예보를 하려면 해당 지역에 대한 세부적인 데이터와 전문가의 식견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외국 기업들이 기상청이 제공하는 동네예보처럼 작은 지역에까지 미치는 예보는 할 수 없죠.

애초 기상청이 이용하는 수치예보모델이 대한민국 지형과 기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기상청의 기상 예보 기술력이 기상 선진국들에 비하면 여전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 기상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역사가 100년 정도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SBS

기상청은 예보 정확도가 90%가 넘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2017년 국회가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비공개 자료’들을 보면

실제 적중률은 매년 40% 중·후반대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 당시 영국은 58%였고 10% 포인트 넘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해외 기관이나 업체가 우리나라 예보를 더 정확하게 한다고 볼 과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특정 기간에서만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고 1년 이상 장기로 보면 비슷해지기도 하기 때문에

미미한 차이를 놓고 기상청이 더 맞다, 해외 업체가 더 맞는다고 얘기할 수준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연합뉴스

업계와 기상 전문가들은 일기예보에 대해 사람들의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특별히 관심을 둔 날 마침 예보가 맞아떨어지면 해당 서비스가 가장 정확하다고 믿는다는 겁니다.

반대로 국가기관인 기상청의 경우 조금만 틀려도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그래서 여러 가지 예보 정보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합니다.

다수의 정보를 확인한 후 ‘대략’ 날씨가 이렇겠구나 하고 추측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상 예보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의 예보가 간혹 틀리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