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윤발이 9천600억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기부한 이유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열린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 참석한 주윤발은 기자들의 질문에 유쾌하고 솔직하게 답했다.
홍콩의 세계적인 배우 주윤발은 전날 막을 올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한 사람의 인생을 연기해야 했기에 촬영하면서 인생 공부도 했다. 영화가 없었으면 아마 저, 주윤발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2010년 “사후(死後)에 전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라고 밝혔다. 당시 8억5600만홍콩달러(약 1400억원)였던 재산은 2018년엔 56억홍콩달러(약 9600억원)로 늘었다.
그는 기부에 관해 “내가 기부한 게 아니라 매니저인 아내가 기부한 것이다. 내가 힘들게 번 돈인데, 그녀가 기부했다. 난 용돈을 받고 살아간다. 그래서 얼마를 기부했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어차피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안 갖고 왔기 때문에 갈 때 아무것도 안 갖고 가도 상관없다”라면서 “제게 필요한 것은 점심·저녁 먹을 흰 쌀밥 두 그릇뿐”이라고 했다.
영화 ‘영웅본색’, ‘와호장룡’ 등으로 1980~1990년대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주윤발은 1973년 단역배우로 연기를 시작해 100편이 넘는 영화에 등장하며 아시아 최고의 영화배우로 등극했다.
배우 인생 50년 마음가짐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저는 슈퍼스타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그야말로 보통 사람”이라며 “지금 이 자리에선 제가 스타고 여러분은 기자지만, 이 자리만 벗어나면 우리는 모두 다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돌았던 자신의 가짜 사망설 뉴스도 “아예 저 죽었다고 떴더라.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팬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그는 80년대 한국 풍광도 또렷이 기억한다며 “다른 촬영팀은 양식 먹으러 가는데, 저는 갈비탕이 너무 좋아서 매일 김치랑 밥 말아 먹었다”라고 추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