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5마리가 7살 여자아이를 물어뜯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김기자의 디스이즈’에는 최근 강원도에서 발생한 개물림 사건 관련 영상이 공개됐다.
사건은 지난달 8일 오후 6시쯤 강원도 한 산골마을에서 벌어졌다.
사촌사이인 아이들 셋이 밖으로 나와 옆집으로 이동하던 중 몸집이 큰 풍산개 5마리가 아이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놀란 아이들은 급히 집으로 도망쳤지만, 7살 A양이 넘어지면서 개들의 집단 공격을 받았다.
잠시 후, 개들이 마치 먹잇감을 차지하려는 듯 서로 싸우는 사이 A양은 간신히 도망쳤다.
A양은 12군데가 찢겼고, 피부 곳곳에 피하지방층이 드러날 정도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4시간에 이르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문제의 개를 키우는 견주의 집과 A양의 집은 바로 이어져 있었고, 개를 풀어놓고 키우면서도 주변에 펜스 등 어떤 안전장치도 없는 상태였다.
A양의 부모는 이날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개를 묶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런데 견주는 왜 이렇게 사나운 개 5마리를 목줄이나 입마개도 없이 풀어놓은 걸까.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이 개들이 밤이면 오소리나 고라니, 멧돼지 등 산짐승을 사냥했다.
개들이 입에 피를 묻히고 돌아다니거나 직접 사냥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견주가 의도적으로 개들의 야생성을 키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봤다.
또 동네에서는 이 개들이 수년간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혀 ‘늑대’로 불려 왔고 견주도 이를 알고 있다는 것.
다른 개물림 피해자는 A양 사고에 대해 “개들이 위에서 놀고 있는 애들을 지켜보다가 어느 순간에 물었다는 얘기는 갑자기 (애들이) 먹잇감으로 느껴졌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견주 부부는 “어떻게 사건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라며 ‘모르쇠’로 일관했고, 심지어 “그건 모른다. 무는 거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화를 냈다.
또 ‘원래 착한 개들이다. 농사를 지으려면 야생 짐승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개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하며 개를 그대로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자칫 딸을 잃을 수도 있었던 A양의 부모는 이런 견주의 뻔뻔한 태도에 더 분노했다.
A양 아버지는 “잘못하면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 그걸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라며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는 한 아무리 위험한 개라고 해도 강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구멍 뚫린 법안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있다”며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공격해 큰 상처를 입힌 개들을 더는 기르지 못하게 하는 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법이 없다면 행정조치라도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견주의 부주의로 개물림 사고가 발생한 경우 형법상 과실치상에 해당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과실치상의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된다.
동물자유연대 변호사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되다”고 설명했다.
현재 A양 가족은 여전히 개를 풀어놓고 키우는 옆집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