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숨지면서 파리바게뜨 등 SPC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 현장 바로 옆에서 생산된 제품 4만여 개가 모두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매운동에 불을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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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SPL 현장점검 결과 및 향후 계획’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사망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16일 SPL 제빵공장에서 생산된 샌드위치는 총 19종, 4만1032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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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된 제품은 전국 파리크라상 물류센터를 통해 시중에 전량 출고됐다.
사망한 직원 A씨는 지난 15일 오전 6시15분 경기 평택시 SPL 2공장 샌드위치 작업라인(3층) 내 소스 배합실에서 작업을 하던 중 소스 교반기(소스 등을 섞는 기계)에 몸이 끼어 참변을 당했다.
회사 측은 사고 당일 오전 8시~오후 8시 샌드위치 라인 작업을 자체 중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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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폐쇄된 배합실에서 오후 8시~10시30분쯤 샌드위치 소스 조리 등 작업을 재개했다.
배합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작업자는 샌드위치 소스를 수동으로 배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스는 다음날인 16일 오전 8시~오후 8시 샌드위치를 만들 때 사용됐다.
사건 조사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선혈이 남은 사고 현장을 덮개로 씌운 채 작업이 진행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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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16일 오후 8시20분쯤 샌드위치 생산라인 전체에 작업중단 명령을 내렸으며 현재까지 작업 중단된 상태다.
한 동료직원은 “사람이 죽은 상태에서 그걸 보면서 작업한다는 게 도저히 참을 수 없더라”고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 의원은 “국민 건강과 위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식약처가 늑장 대처하는 사이, 사고현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향후 작업 재개 시점에 특별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해썹 불시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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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당 공장에서는 사망 사고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끼임 사고가 발생해 사고예방조치가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23일에는 SPC의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 40대 남성 근로자의 손가락이 절단당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 숙여 사과한 지 이틀만이다.
A씨 유족은 이날 회사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