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동안 묵묵히 설거지” 김건희 여사 무료급식소 봉사

By 이서현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여름 무료급식소 봉사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대통령실과 ‘안나의 집김하종 신부에 따르면 김 여사는 8월 31일 ‘안나의 집’을 방문해 설거지 봉사활동을 했다.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 출신인 김 신부가 경기 성남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다.

IMF 직후인 1998년 7월에 설립돼 매일 최대 800여 명의 홀몸 노인과 노숙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김 신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봉사를 시작하기 위해 급식소로 내려가는데 안나의 집 건물 앞에 마스크를 쓴 여성 두 분, 건장한 남성 한 분이 나타나셨다”라며 “그분들은 ‘봉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셨고 당연히 반갑게 급식소로 함께 내려갔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하는 글을 올렸다.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이에 따르면 그는 일행에게 비닐 앞치마를 건넸고, 묵묵히 2시간 동안 설거지하는 이들을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한다.

봉사가 끝난 후 일행 중 여성 한 명이 차 한잔하자고 제안해 함께 사무실로 가서 커피를 마셨다.

이 자리에서 이 여성은 김 여사를 향해 ‘혹시 이분이 누군지 아시나요?’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김 신부는 “‘죄송하지만 전혀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김건희 영부인이라는 말씀을 듣고 순간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겸손하게 봉사하셨기 때문에 참 반가웠다”라고 전했다.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이어 “또 안나의 집 가출청소년들과 노숙인에 대해 많은 질문과 관심을 가져 주시고 봉사에 관한 체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놀랍고 기뻤다”라며 “이야기 끝에는 저에게 기도해달라고 부탁하시고 그날 급식소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을 불러서 고맙다고 인사드린 다음에 조용히 떠나셨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여사는 경호원 1명과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를 담당하는 직원 1명과 함께 안나의 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의 봉사활동과 관련해 “여사께서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데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아 하셔서 일일이 다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앞서 김 여사는 집중호우 피해가 극심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2주간 비공개 봉사활동을 한 바 있다.

당시에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주민들이 김 여사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또 지난 12일에는 ‘정인이 사건’ 2주기를 앞두고 정인이가 묻힌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