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43분 구청에 갔는데 점심시간이라고 1시 넘어서 오라네요”

By 이서현

“식사하셨어요?”

인사마저 밥에 진심인 한국인들에게 점심시간은 꼭 사수해야 할 시간이다.

점심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연이 알려지면 “아무리 그래도 밥은 먹여가면서 일을 시켜야지”라며 함께 분노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런 이유로 12시부터 13시까지는 공무원이 업무를 보지 않는 ‘점심시간 휴무제’를 도입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이전에는 당번을 정해 직원들이 돌아가며 점심을 먹고 민원업무를 봤지만, 이 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까닭이다.

점심시간 짬을 내서 관공서를 찾는 민원인의 편의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밥은 좀 편하게 먹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런데 역으로 관공서의 점심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아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서울의 모 구청 건축과에 업무를 보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사연이 공유됐다.

글쓴이 A씨는 “11시 43분에 왔는데 직원이 점심시간이라 1시 넘어서 오라고 한다”라며 “항의하니까 업무를 봐준다네요”라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그는 방문 당시 사무실 사진도 공개했다.

대부분 자리가 빈 상태였고, 벽에 걸린 시계의 바늘은 11시 45분을 갓 넘기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3일 만에 조회수 15만회를 돌파했고, 댓글도 9천개가 넘게 달릴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11시 30분에 밥을 먹는 게 잘못은 아닌데 그럼 12시 30분에 업무를 시작해야지” “이건 정말 문제인 듯” “저기만 그런 거 아닙니다” “우리 지역도 11시 반에 나가서 일은 1시부터 시작하더라고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