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년 전 침몰한 영국 목조선이 남극해 해저 3,000m에서 발견됐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양 고고학자와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 탐사팀이 남극 웨들해에서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목조선 ‘인듀어런스 호’를 발견했다.

인듀어런스 호는 영국의 전설적인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탔던 목조선이다.
1915년 항해 도중 해빙에 부딪혀 침몰했으며,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섀클턴과 그 부하들은 비상용 보트를 타고 전원 탈출했다.
이들은 보트를 타고 1,200㎞가 넘는 얼음 바다를 항해해 구조를 요청했고, 조난 634일 만에 모두 구조됐다.
인듀어런스 호는 심해로 가라앉았다. 이후 타이타닉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침몰 선박으로 불렸다.
탐사팀은 지난달부터 남극해에서 하루 12시간씩 초음파 탐지기가 장착된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인듀어런스 호가 침몰한 부근의 해저를 탐사했다.

인듀어런스 잔해를 발견한 탐사팀은 무인잠수정에 장착한 고화질 카메라로 선박의 모습을 담는 데 성공했다.
인듀어런스 호는 한 세기가 넘도록 가라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선미에 달린 ‘인듀어런스’라는 이름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탐사팀을 감탄케 했다.
해양 고고학자인 멘순 바운드는 “이 배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훌륭한 목조 난파선”이라며 “배는 해저에 직립해서 서 있고, 그 모습이 온전하며 훌륭한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인듀어런스호는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인양 등 다른 작업은 불가능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