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100세가 넘는 나이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할머니가 화제다.
주인공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에스코바르에 사는 할머니 메르세데스 페르난데스 할머니다. 할머니는 1922년 1월 12일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남부 베나도 투에르토 지역에서 태어났다.
만 4살 때 부모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에스코바르로 이주한 할머니는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 99살 때 1살 연하인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할머니는 혼자가 됐다.
혼자가 된 페르난데스 할머니는 월세를 내지 못해 집에서 쫓겨났다. 페르난데스 할머니는 노숙을 하면서 무료급식소에서 매일 주는 점심 한 끼로 허기를 달래야 했다. 할머니는 “먼저 떠난 남편 생각에 공원에 누워서도 잠을 이루지 못해 하루하루가 참 괴로웠다”라고 말했다.
이런 모습을 본 무료급식소의 한 자원봉사자가 할머니를 안타깝게 여겨 시립양로원을 소개했다. 이때부터 할머니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해당 시립양로원은 50년째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해왔는데 양로원에 들어간 페르난데스 할머니는 봉사자들을 보면서 자신도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할머니는 우선 고등학교부터 졸업하자고 다짐했다.
페르난데스 할머니는 양로원 측의 도움으로 공립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살날이 얼마 안 남았을 텐데 그 나이에 학교를 졸업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라며 회의적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할머니는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학교에 들어갔다.
고령이지만 매일 걸어서 등교하는 페르난데스 할머니는 최근엔 밝은 보라색으로 머리카락 색깔도 염색했다. 페르난데스 할머니는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외모를 바꾸니 마음도 젊어지는 것 같고 공부도 더 잘 된다”라면서 “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봉사의 꿈을 이루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