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골목 청소해온 할아버지, 성탄 전날 ‘만취’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By 김우성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다 맞으면서 일하셨는데…”

쓰레기차가 다닐 수 없는 골목을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10년간 골목을 청소하던 할아버지가 숨진 날은 ‘크리스마스이브’였다.

YouTube ‘MBCNEWS’

28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치사 혐의로 30대 덤프트럭 기사 A씨가 구속됐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8시쯤 미추홀구 용현동 편도 3차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24t 덤프트럭을 몰다가 길가에 놓인 쓰레기봉투를 리어카에 옮기던 70대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해당 지역 청소업체 소속으로, 매일 오후 7시 동네 골목길을 다니며 쓰레기차가 다닐 수 없는 좁고 외진 곳의 생활쓰레기 수거를 도맡았다.

성탄 전날이던 이날도 주택 앞 쓰레기봉투들을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끌고 도로변 쓰레기를 수거하다가 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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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 현장을 담은 CCTV 영상에 따르면 25t 화물차가 빠르게 달려와 속도를 줄이지 않고 B씨를 그대로 덮쳤다.

구급차가 곧장 출동했지만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근처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덤프트럭을 운전한 A씨는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인근 주민은 MBC를 통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다 맞으면서 일하셨는데, 위험해 보이긴 했다”며 “10년 넘게 일한 성실한 분이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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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차 수거의 경우 야간작업은 사고 위험이 높아 3인 1조로 작업해야 하는 매뉴얼이 있었지만, B씨처럼 리어카 수거는 매뉴얼조차 없어 혼자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조사하고 있으며 A씨가 같은 동네에서 음주 운전을 해 실제 운전한 거리는 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음주량과 구체적인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