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에 목 찔려 피투성이 된 피해자에 “이름? 생년월일?” 재촉한 경찰

By 이현주

차량 정비소에서 직원들한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차를 고친 뒤 냈던 돈을 다시 돌려달라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피해자들이 많이 다쳤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응급조치 없이 사건 조사에만 급급했다.

YTN 뉴스

22일 YTN 뉴스 보도에 따르면 흉기 난동 사건은 지난 19일 오후 1시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의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일 오전 30대 남성 A씨는 가족과 함께 이 정비소에서 엔진오일 교체 등 정비를 했다.

이후 그는 오후에 다시 카센터를 찾아 자신의 동의 없이 엔진오일을 갈았다며 환불을 요구하다가 느닷없이 흉기를 꺼냈다.

YTN 뉴스
YTN 뉴스

하지만 당시 접수 서류를 보면 A씨는 자필로 엔진 오일을 갈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비소 내 CCTV에는 검은 옷과 모자를 눌러쓴 A씨가 화가 많이 난 듯 씩씩거리며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준비한 흉기를 빼 들고 카센터 사장을 쫓아갔다.

놀란 직원이 황급히 뛰어나가자 A씨는 직원의 얼굴과 목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YTN 뉴스

이 사고로 직원은 얼굴과 목에 심한 상처를 입어 8시간 동안 수술받았고, 카센터 사장은 늑골이 골절되는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흉기에 찔린 직원이 피를 많이 흘려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경찰은 구급차가 출동하기 전까지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

YTN 뉴스
YTN 뉴스

심지어 경찰은 얼굴과 목을 심하게 다쳐 말하기도 어려운 직원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묻는 등 행정 업무를 수행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건 인정하지만 현장 상황에 맞춰 임무를 수행한 거라고 해명했다.

YTN 뉴스

경찰 관계자는 “구급차가 출발하고 도착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순찰차로 어떠한 응급조치 없이 이송한다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라고 YTN에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