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봤더니 다 캐논이더라고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국 취재진에게 던진 농담이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18일(현지 시각) 저녁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취재진과 카메라를 소재로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을 기다리던 중 취재진에게 “(이전 방문지인)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더니 다 캐논(카메라)이더라”라며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이어 “제가 물어봤어. (타사 카메라는) 동영상이 안 돼서 다 캐논만 쓴다더라”면서 “내가 직업병이 있어서, 나를 사진을 다 찍는데, 근데 카메라가 다 캐논만 있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접었음에도 이 회장은 캐논을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 있던 참석자와 취재진은 이 회장의 뼈있는 농담에 웃음을 터뜨렸다.
해당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자 관련 기사도 다수 나왔다.
다음날인 19일 윤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 참석한 이 회장은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그게 기사가 나왔어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니콘 분들이 섭섭하시겠네”라고 또 한차례 농담을 건넸다.
니콘은 캐논의 최대 경쟁사로, 모두 일본 카메라 제조사다.
자사 제품에 대한 이 회장의 애정은 익히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지난 2015년 갤럭시 폰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업무용 휴대전화로 사용할 수 있게 직접 영업에 나선 바 있다.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 은행들은 보안을 이유로 기술 부서의 특별 인증을 받은 전화만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업무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직접 삼성전자 엔지니어를 대동해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에 찾아갔고, 갤럭시 폰의 장점과 보안 기능에 대해 발표했다.
이후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은 애플, 블랙베리 대신 갤럭시 폰을 업무용 전화기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같은 해 12월 딸이 참여한 발레 공연을 보기 위해 오페라 극장을 찾았다가 LG전자 휴대전화를 쓰던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내가 갤럭시 쓰면 인터뷰할 텐데…”라면서 해당 기자에게 갤럭시 폰을 선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