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 운동에 평생을 바친 문혜림 여사가 세상을 떠났다

By 김연진

한국민주화 운동, 여성 인권 운동에 헌신한 문혜림(미국명 헤리엇 페이 핀치백) 여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86세.

문혜림 여사는 문익환 목사의 친동생인 문동환 목사의 부인이다.

유족 측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문혜림 여사가 미국 뉴저지주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문영미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 / 이야기꽃

1936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대 흑인 인권운동을 접하고 하트퍼드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사회사업을 공부했다.

그 무렵, 당시 유학 중이던 문동환 목사를 처음 만났다. 이후 문동환 목사와 한국으로 건너와 결혼식을 올렸다.

고인은 문동환 목사가 3·1 민주구국선언, YH 사건으로 옥살이를 할 때 보라색 한복을 입고 석방 운동을 벌였다.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였다.

문영미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 / 이야기꽃

또한 민주화를 지지하는 다른 선교사들과 함께 ‘월요 모임’에 참여해 한국의 반독재 투쟁 소식을 해외로 알리기 위해 힘썼다.

고인은 민주화 운동 이후에도, 경기도 의정부에 선교 센터 ‘두레방’을 열어 여성 인권 운동에 헌신했다.

1992년 남편과 미국으로 돌아간 고인은 한국인 여성들을 위한 ‘무지개의 집’을 설립해 활동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냈다.

고인의 딸 문영미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는 SNS를 통해 “엄마. 감옥 같았던 육체를 벗고 자유로이 훨훨 날아가세요. 아버지 만나서 다시 결혼식 올리시고요”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