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은 폭염을 견디다 못해 ‘자비’로 에어컨을 설치했다.
그런데 아파트 측이 경비원들에게 에어컨 전기료를 내라고 요구해 논란이 됐다.
지난 25일 SBS에 따르면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8명은 최근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았다.
경비실 4곳에서 사용한 냉방 전기요금 15만 2,730원을 납부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경비원들은 약 2만 원씩 사비를 모아 은행 창구에 직접 전기료를 납부했다.
해당 아파트 경비실에는 원래 에어컨이 없었다. 2년 전 폭염을 견디다 못한 경비원들이 직접 에어컨을 설치했다.
그런데 아파트 측은 전기요금까지 내라고 했다.
한 경비원은 “해고의 불안도 있고, 우리가 무슨 힘이 있나…”라고 토로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경비원들이 에어컨을 설치했을 때, 전기요금 부담을 전제로 승인했다”며 “지난해에는 부담하지 않았는데, 입주자 대표들과 협의해 이번에는 부과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30년 넘은 아파트라 주민들이나 대표들이 전기 사용량에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 역시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다.
한 아파트 주민은 “주민들이 내야 한다. 우리를 위해 얼마나 힘들게 일하시는데, 청소도 하시고…”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금액은 450여 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에서 가구당 340원을 부담하면 되는 금액이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