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마약 밀수가 늘면서 한국의 마약 청정국 위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관세청이 태국과 공조해 대대적인 성과를 올렸다.
관세청은 최근 태국으로부터 마약 밀수가 급증하자 지난해 11월 태국의 관세총국에 합동 단속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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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관세당국은 5월부터 직원 교육 등을 통해 태국 관세총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두 곳에 합동 본부를 설치했다.
한국에서는 4차례에 걸쳐 정보 요원 7명을 태국으로 보냈고, 이들은 현지 요원들과 함께 근무하며 마약 밀수 동향 정보를 실시간 분석·공유했다.
또 한국으로 나가는 태국발 마약 은닉 의심 화물을 추적했다.
작전명 ‘사이렌’으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마약 공급지와 소비지 관세 당국 간의 합동 단속 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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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은 20일 사이렌 작전 결과를 발표하며 필로폰 22kg, 야바 29만 정 등 35건의 불법 마약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392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으며 23만 명을 중독시킬 수 있는 양이다.
우리 측 25건, 태국 측 10건으로 작전 이전 4개월간 적발된 태국발 마약 밀수 건수(11건)의 3배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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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경로를 보면 국제우편이 29건(83%)이었고 특송화물 4건, 항공 여행자 휴대품 2건 등이었다.
국제우편은 특송화물보다 운송비용이 저렴한데다 송·수하인 추적도 어려워 밀수에 주로 이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마약 적발과 밀수범 검거는 태국뿐 아니라 정보를 빠르게 공유받은 인천공항 등 국내서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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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수법도 교묘해져 여행 가방 등받이 부분에 마약을 숨기거나 커피믹스 봉지를 살짝 뜯어 그 안에 필로폰을 숨긴 채 검색대를 통과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한편, 지난해 동남아 국가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필로폰 밀수 적발 79건 중 태국발 밀수 건수는 6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 해 외국인 마약사범 2,339명 중 태국 국적이 88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관세청은 상호협력 강화 의향서를 체결하고 앞으로도 태국 관세당국과 공조해 합동 마약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