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치킨가격이 거의 3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보이콧 프랜차이즈 치킨’, ‘주문 안 합니다’ ‘먹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불매 운동 포스터 사진이 퍼졌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은 이제 대형마트가 내놓는 저가 치킨으로 몰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6월 한마리 6900원에 출시한 ‘당당치킨’이 두 달여 만에 26만마리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후라이드 기준 두 마리의 프로모션 가격은 9900원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도 채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니 오후 3시부터 선착순 판매하는 ‘두 마리 9900원’ 치킨을 사려고 30~40분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달 판매를 목표했던 물량이 1주일 만에 다 팔렸다”라며 “긴급하게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9000원 후반대의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가 이처럼 초저가 치킨을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 대량 구매로 매입가를 최대한 낮추고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유통 과정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터무니없이 높은 치킨 가격이 논란이 된 만큼, 마진을 줄여서라도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가 줄줄이 저가 치킨을 판매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강력히 대응하지 않는 본사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10년 전 ‘통큰치킨’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통큰치킨’은 지난 2010년 롯데마트가 선보인 상품으로, 치킨 한 마리를 5000원에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가 이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로 규정하고 비판에 나서자 결국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당당치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12년 전 통큰치킨 때와는 사뭇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