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대학자이며 의병장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고택에서 고문헌 2만여 점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3일 청양군에 따르면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청양군과 함께 목면 송암리에 있는 모덕사의 소장유물 기록화사업을 진행하면서 이곳에 소장된 고문헌 2만여 점을 찾아냈다.
청양 모덕사는 면암 최익현(1833~1906) 선생의 항일투쟁과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1914년 건립된 사당이다.
이곳 사랑채인 중화당에서 나무 궤짝 5개가 나왔는데, 그 안에 흑산적행일기, 탐적일기, 남중일기 등 최익현의 일기, 제주와 흑산도 유배 시절 최익현이 아버지와 형에게 보낸 편지, 고종이 최익현에게 내린 칙명 등이 들어 있었다.
또 최익현의 일대기를 그린 12폭 수묵화 병풍도 함께 발견되었고, 이 밖에 최익현의 후손들이 남긴 문서도 나왔다.
앞서 최익현의 증손 최병하는 해방을 전후로 선대의 유물을 정리했다.
그중 고서와 중요 간찰 약 7천여 점은 모덕사 춘추관에, 생활유품은 대의관에 각각 보관하였고, 나머지 고문헌은 모두 나무 궤짝에 넣어 중화당 벽체에 보관했다.
이후 후손의 기억 속에서 잊혀가던 나무 궤짝이 이번 모덕사 소장유물 기록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이다.
충청지역에서 단일 고택으로 이와 같이 다량의 고문헌이 나온 것은 논산의 명재 윤증 고택 유물 이후 처음이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고문헌들을 분류·기록한 뒤 모덕사 안에 세울 예정인 면암기념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한편 1833년에 태어난 면암 최익현은 사간원 정언, 이조정랑 등을 지냈으며,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조약의 무효를 선포하고 조약에 참여한 5적을 처단할 것을 주장했다.
이후 의병을 조직했다가 일본군에 체포됐고, 대마도에 유배돼 단식 끝에 숨졌다.
그의 영정과 위패는 그가 살던 고택 옆, 1914년에 세워진 모덕사에 봉안돼 있으며,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