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말 중 그런 말이 있다. “저승사자는 생전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여기, 자신의 첫사랑 얼굴을 하고 찾아온 저승사자를 만난 여자가 있다.
고등학생이던 시절 여자는 처음 첫사랑을 만났다. 상대는 같은 학교의 고등학생.
그러나 설렘을 느끼기도 잠시, 여자의 첫사랑은 핏빛으로 물들어버렸다. 상대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런 첫사랑이 돌아왔다. 저승사자가 되어 여자의 사망 예고장을 들고.
지난달 책 추천 계정 ‘책 끝을 접다’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죽은 첫사랑과의 일주일간의 데이트’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꽃이 피던 어느 날 밤, 게시글 속 주인공 ‘희완’은 집으로 돌아가던 길가에 서 있는 나무 아래에서 6년 전 자신을 구하려다 세상을 떠난 첫사랑을 마주친다.
할 말을 잃은 희완에게 첫사랑 ‘람우’는 날벼락 같은 말을 건넨다.
“너, 일주일 후에 교통사고로 죽을 거야. 정확히 월요일 오후 5시 33분 40초에”
저승사자가 돼 돌아온 걸까.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한 희완은 그대로 도망치지만, 이후에도 람우는 희완의 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기는커녕 어제도 본 사이처럼, 희완의 모든 것을 알고 있듯 잔소리를 시작한다.
“잔다며 왜 불 안 꺼. 너 환한 거 싫어하잖아”
어제도, 한 달 전에도, 일년 전에도, 오랫동안 늘 곁에 있던 연인처럼 람우는 희완을 대하고, 희완은 정말 자신이 일주일 뒤에 죽는다면 남은 시간 동안 그런 람우와 함께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기로 한다.
두 사람은 첫날에는 같이 마트에 가서 장을 보았다. 며칠 뒤에는 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맥주 캔을 땄다. 함께 바다를 보러 가기도 했다.
마지막 데이트는 놀이공원이었다. 희완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을 선물한 뒤 한참을 같이 걷던 그때, 람우가 마침내 입을 연다.
“이제 끝낼 시간이야”
그러면서 또 웃어보이는 것이다.
“내가 너를 죽게 놔둘 리가 없잖아. 내가 너를 얼마나…”
게시글에 소개된 이 이야기는 오래전 죽은 첫사랑이 저승사자가 되어 찾아오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의 줄거리다.
작품은 서로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헤어진 소년과 소녀의 슬픔을 위로하는 한편, 이뤄지지 못했기에 더욱 애틋하고 아름다운 울림으로 남은 첫사랑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