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남편이 남긴 빚 갚으려 30년간 ‘낡은 교복’ 입고 공사장서 일한 아내

By 김우성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혼자가 된 박숙이 씨에게 남은 것은 남편이 남기고 간 6천만 원이 전부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박 씨에게는 어린 이 있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지난 2019년 11월 방송된 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에 출연한 박숙이 씨의 사연이다.

YouTube ‘KBS 다큐

이날 방송에서 배우 김영철은 박 씨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다.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푸짐한 반찬, 그리고 국물이 시원한 생가자미찌개. 김영철은 음식 맛이 참 훌륭하다며 연신 감탄했다.

김영철이 “이렇게 훌륭한 밥상을 내는 게 쉽지 않으실 텐데…”라고 말하자 박숙이 씨는 가슴에 간직했던 사연을 풀어냈다.

YouTube ‘KBS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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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제가 30년 동안 여자로서 가장 하기 힘든 미장 보조 일을 했다”며 “어떤 때는 시멘트 한 포에 40kg인데 그거를 하루에 100포 넘게 옮겨 주고 그랬다”고 말했다.

박 씨는 빚을 갚기 위해 일당이 센 미장 보조 일을 구했다. 새벽 5시, 잠든 딸을 집에 남겨두고 공사장에 나가 일했다.

박 씨는 “작업복 사는 돈이 아까워서 친구들 딸 교복을 작업복으로 입고…”라며 힘겨웠던 지난 시절이 떠올라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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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꼬박 30년을 일한 뒤에야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박 씨는 “딸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초등학교 때 운동회 한 번 못 가주고, 점심시간에 잠깐 가서 짜장면 한 그릇 사주고 왔다”고 회상했다.

딸 윤태연 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없었다”며 “그 젊은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 때문에 고생한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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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녀는 음식점을 차려 함께 운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행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