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인천 중구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차 한 대가 신호등과 충돌했다.
완전히 뭉개져 버린 차량 범퍼와 가드레일의 잔해가 사고 당시의 충격을 말해주고 있다.
18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께 30대 남성 A씨가 SUV 차량을 몰다가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파손된 신호등이 1시간가량 멈췄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이 시각 119 상황센터에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용자가 자동차 충돌을 당한 뒤 반응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자동 음성 메시지였다.
이용자가 위험에 빠졌다고 인식될 경우 미리 녹음된 메시지로 112나 119 등에 자동 구조 신고를 보내는 최신형 휴대폰의 기능이 작동한 것이다.
119 상황센터는 소방 구조대원을 파견하는 한편, 경찰에도 공동 대응 요청을 보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만취 상태인 A씨를 발견, 음주 측정을 진행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서울 여의도에서부터 인천까지 40km가량을 술에 취해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폰 자동 신고 기능으로 인해 휴대폰 주인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셈이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