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나 백화점 등을 방문했다가 직원이 부르는 호칭 때문에 불쾌했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객한테 어머니라고 부르지 말아달라’는 한 누리꾼의 호소가 화제를 모았다.
사연에 따르면 누리꾼 A씨는 얼마 전 전자제품 서비스 센터를 찾았다.

그런데 입구에서 안내를 맡은 직원이 A씨를 보자마자 “어머니”라고 부르며 상담 절차를 안내하더라는 것.
A씨는 “저 50대 60대도 아니고 노안도 아니다. 그냥 보통 40대 초반 제 나이로 본다”라며 “누군가의 어머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아니다”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비혼일 수도 있고, 결혼했으나 아이가 없을 수도 있지 않으냐”라며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해당 글에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대부분은 어머님이나 아버님이라는 호칭이 불편하다는 반응이었다.
식당이나 병원 같은 곳에서 어머니라 불리는 게 어색하다는 이들은 아이가 없는 이들은 물론이고 20대, 30대 젊은 엄마도 비슷했다.
두 아이를 둔 30대인 B씨는 “최근 찾은 식당에서 직원들이 어머니라고 하는 데 기분이 나쁘더라. 아이 엄마로 거길 간 게 아니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한 민원이 늘어나자 각종 서비스 현장에서도 고객을 부르는 호칭과 관련한 교육이 포함되기도 한다.
요즘은 병원이나 각종 관공서 등에서도 ‘고객님’ 혹은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르도록 한다.
하지만 아직도 고객에게 친근함을 드러내려고 ‘어머님’이나 ‘아버님’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시대가 변했으니까 바뀌는 게 맞는 듯” “어머니나 아버지하는 건 우리 엄마 아빠도 싫어하더라” “그냥 고객님이나 환자분이라고 하면 되잖아” “TV에서도 항상 어머님, 아버님 하는 거 거슬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학생과 어머니들 많이 상대하는 일을 해서 몇 년 전 까지 그냥 ‘어머님’하고 불렀는데 내가 나이가 차면서 그게 이상하다고 느꼈다”라며 “나는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텐데 누가 내 나이만 보고 날 어머님이라고 불렀을 때 그 당황스러움을 생각하니까 얼른 고쳐야겠더라”라며 역지사지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한편, 이와 관련 국립국어원 관계자도 ‘어머니, 아버지, 이모, 삼촌’ 등은 가족끼리 사용하는 호칭이라고 지적했다.
가족적 친근감이나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은 직원과 손님 관계에서 쓰기 부적절하다는 것.
이에 ‘손님’이나 예의를 갖추고 싶다면 ‘선생님’ 등으로 부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