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장어 배달해주며 ‘흰 봉투’ 함께 건넨 초밥집 사장님

By 김연진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던 손자 A씨는 불현듯 ‘장어구이’가 떠올랐다.

평소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던 장어구이. A씨는 급하게 장어구이를 구해 할머니께 대접하고 싶었다.

그렇게 한 초밥집에서 장어구이를 주문했는데,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어 깜짝 놀랐다고 A씨는 고백했다.

손글씨로 적은 쪽지, 그리고 흰 봉투가 함께 배달왔기 때문이었다.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초밥집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누리꾼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보배드림

그는 “할머니 마지막 길에 장어구이를 대접하고 싶었는데, 당시 시간이 3일장 마지막 날 새벽 1시라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우연히 주문이 되는 초밥집을 발견해서, 가까스로 장어구이를 주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초밥집에 직접 전화를 걸어 사장님께 사정을 설명했다.

“사장님 혹시… 여기 장례식장인데… 마지막으로 상에 장어구이를 올리고 싶어서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초밥에서 밥을 빼고 장어구이만 배달이 될까요?”

초밥집 사장님은 흔쾌히 “알겠다”고 대답했다.

잠시 후, 예상보다 더 빨리 장례식장에 장어구이가 도착했다. 깜짝 놀란 A씨.

보배드림

그런데 장어구이를 배달해준 배달 기사는 더 놀라운 말을 전했다.

“매장 사장님께서 절대 운전 빨리하지 말고 천천히 가더라도 음식물은 무조건 멀쩡해야 한다고 당부하셨어요”

초밥집 사장님의 배려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장님은 정성껏 조리한 장어구이와 함께 “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수고하시고 힘내세요”라는 쪽지를 적어 보냈다.

게다가 현금 2만 원이 들어 있는 흰 봉투도 함께였다.

보배드림

그 순간, A씨는 머리가 멍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에 강원도 지역에 난 산불로 할아버지 산소까지 불에 타서 온 가족이 속상한 상태였다”라며 “그런데 초밥집 사장님의 따뜻한 한마디에 저희 가족은 울고, 웃으면서 아직 세상이 따뜻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할머니께서도 음식 맛있게 드시고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다. 사장님 덕분에 마지막까지 모두 힘내고, 할머니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 사장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