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형 집행이 불과 열흘밖에 남지 않은 사형수가 장기 기증을 이유로 형 집행 연기를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헌츠빌의 교도소에 수감된 라미로 곤잘레스가(39)는 13일 예정된 형 집행을 연기하고 30일간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신장 이식이 시급한 사람을 위해 장기를 기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게 이유다.
또한 곤잘레스의 변호인은 신장 기증을 위해 형 집행을 180일간 유예해 달라는 청원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잘레스는 2001년 당시 18세인 브리짓 타운젠트를 납치해 성폭행한 후 살해한 혐의로 2006년 사형선고를 받았다.
곤잘레스 측의 요청에 대한 사법당국의 결정은 오는 11일 내려질 예정이다.
곤잘레스의 변호인은 “곤잘레스가 희귀 혈액형으로, 장기 기증을 위한 최적의 후보자”라며 “(장기 기증을) 못하게 막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곤잘레스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 기증은) 속죄의 일부”라며 “누군가의 생명을 구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죽음은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곤잘레스가 ‘꼼수’를 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텍사스 사법당국에 따르면 곤잘레스는 올해 초에도 장기 기증을 이유로 형 집행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사법당국은 그를 ‘부적격 기증자’로 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