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율곡로 개설로 섬처럼 분리됐던 창경궁과 종묘가 90년 만에 연결됐다.
지난 20일 서울시는 일제가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를 다시 연결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문화적 품격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2011년 5월부터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종묘는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시대 왕가의 사당이다.
기존에는 창경궁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율곡로(당시 종묘관통도로)를 개설하면서 종묘와 창경궁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바 있다.
서울시는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흘렀는데, 일제가 중간에 도로를 만들어 끊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에서는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로 축구장보다 넓은 약 8000㎡의 녹지를 만들면서 종묘와 창경궁을 다시 연결했다.
또한 참나무,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등 국내 고유 수종을 심었다.
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궁궐 담장과 북신문도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특히 궁궐 담장에는 공사 중에 발굴된 옛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사용했다.
다만 현재 궁궐 담장길에서 종묘,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건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양측으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