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저산 돌아다니며 ‘정상석’ 훼손한 20대 남성, 이유 물었더니…

By 김우성

수락산과 불암산 등 경기 북부권의 산봉우리에 있던 비석과 안전설치물을 훼손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1일 남양주북부경찰서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훼손 전 수락산 정상석 / 연합뉴스

A 씨는 올해 수락산 주봉과 도정봉, 도솔봉, 국사봉과 불암산 애기봉 등 정상석을 훼손해 주변 지점에 버리거나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로프를 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등산을 갔다가 우연히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힘으로 무거운 비석이 굴러떨어지는 모습에 희열을 느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 씨는 “우연히 정상석을 밀어봤는데 움직이길래 굴려 떨어뜨리기 시작했다”며 “그 뒤 맨손으로 안 움직이는 정상석은 쇠 지렛대를 들고 다니며 훼손했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먼저 수락산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로프 6개를 톱으로 훼손했다.

이후 범행이 발각되지 않자 ‘수락산 주봉’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정상석을 쇠 지렛대로 훼손해 낭떠러지로 밀었다.

이어 수락산 구사봉, 도솔봉, 도정봉 등을 돌아다니며 같은 수법으로 정상석을 훼손했다.

사건 발생 직후 의정부경찰서와 남양주 북부경찰서는 수락산 등 일대를 탐문하며 범인을 찾아 나섰으나 초기에는 산 정상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쇠 지렛대 같은 장비를 들고 다니는 수상한 등산객이 있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A 씨를 추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범행을 추궁하는 경찰에 처음에는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압수수색 영장이 신청되고서 혐의를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