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슥한 밤길 혼자 걷는 여성을 발견한 사람들이 남몰래(?) 하는 노력

By 이서현

어두운 밤길, 혼자 걷는 한 여성 뒤로 조용히 따라붙는 누군가의 발걸음.

드라마나 영화에서 범죄가 일어나기 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로도 범죄자들이 목표로 삼는 대상은 힘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 그리고 여성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MBC ‘PD 수첩’

세상이 이러니 밤길을 홀로 걷다 보면 괜히 긴장하거나 혹은 마주치는 누군가에게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밤길에 앞에 가는 여자를 발견했을 때 남자들 속마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글쓴이는 “천천히 뒤에서 가면 따라가는 거로 오해할 것 같고 빨리 걸어서 추월해볼까 생각하지만 발소리 듣고 오히려 더 겁먹을까 봐 고민된다”고 적었다.

이어 “전화하는 척이라도 해서 나 위험한 사람 아니라고 어필해볼까 싶다가도 차라리 돌아서 가는 게 속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자들이 불안해하는 마음도 이해 가지만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되나 하는 생각에 좀 짜증도 난다. 이게 다 범죄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열 받는다”고 털어놨다.

SBS 스페셜 ‘불안한 나라의 앨리스’

해당 사연에 성별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한 남성은 “(한 여성과) 버스를 같이 타서 같은 데서 하차하고 같은 아파트 단지까지 비슷하게 간 적이 있다. 여자가 단지 내 지하주차장까지 진입하니까 엄청 뛰어가더라. 어이없었지만 엘리베이터나 타러 가야지 했는데 거기서 다시 만난 적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남성들은 “모자 쓰거나 하고 있으면 일단 벗고 안전한 사람이란 걸 어필함” “등으로도 걱정하는 게 보여서 일부러 뛰어서 앞질러 간다” “나는 ‘나쁜 사람 아닙니다. 바빠서 먼저 갑니다’라고 하고 지나감” 등등 나름의 노하우를 방출했다.

한 여성은 “전 남친은 혼자 가는 여자가 있으면 오히려 더 오히려 무섭다고 하더라. 자기를 무서워하는 그 느낌이 무섭다고ㅋㅋㅋ”라며 색다른 관점의 공포심(?)을 털어놨다.

영화 ‘계양산’

누리꾼들은 “여자들도 앞에 여자 무서워할까 봐 일부러 여자인 거 티 내느라 애씀” “내 혈육은 ‘죄송한데 불안하실 것 같아서 먼저 지나갈게요’ 이러면 대부분 저만치 비켜선다고 하더라” “이건 앞에 가는 사람이 아저씨여도 신경 쓰여 하더라. 내가 뒤에 가니까 뒤돌아보는 거 보고 사람 다 똑같음을 느낌” “양쪽 입장 다 이해함” “다들 각자의 이유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말 슬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