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여론 뭇매에 ‘878억 영빈관’ 하루만에 접었다

By 이서현

윤석열 대통령이 영빈관 신축 계획 전면 철회를 지시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16일 저녁 8시 반쯤 긴급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자산으로 국격에 걸맞는 행사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즉시 예산안을 거둬들여 국민께 심려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2017년 청와대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 연합뉴스

앞서 15일 저녁, 대통령실이 옛 청와대 영빈관 격의 부속시설 건립에 878억여 원 예산을 편성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멀쩡한 청와대를 두고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한 데다,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영빈관 신축까지 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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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기존 청와대 영빈관 사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6개월 만에 말을 뒤집은 것이다.

특히 이런 계획을 미리 알리지 않고,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통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6일 오후까지만 해도 “국격에 걸맞는 영접 공간이 필요하다” “불가피성을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다”라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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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집권하면 영빈관을 옮길 것”이라던 김건희 여사의 과거 발언까지 다시 입길에 오르고,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예산안 전액 삭감 방침까지 공식화하자 전면 철회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 대통령은 현행대로 대통령실 접견실이나 전쟁기념관 등을 영접 공간으로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철회 결정에도 민주당이 대통령실 이전과 영빈관 신축 등 각종 의혹에 특검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