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흔한 가로수일 뿐이지만 사실 악취 때문에 ‘멸종위기종’인 나무

By 김우성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것과 달리 멸종 위기에 처한 나무가 있다.

바로 가을이면 거리를 노랗게 물들이는 ‘은행나무’다.

연합뉴스

은행나무는 생물분류학적으로 매우 특별한데, 지구상에 오직 한 종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물분류학에서 모든 생물은 계-문-강-목-과-속-종으로 분류된다. 은행나무의 경우, 은행나무강-은행나무목-은행나무과-은행나무속-은행나무종이다.

인간에 비유하자면, 세상의 모든 포유동물이 사라지고 인간만 남은 것과 비슷하다. 은행나무가 이런 상황에 처한 이유는 다른 은행나무들이 모조리 멸종했기 때문이다.

은행나무는 2억8000만 년 전 고생대 페름기에 처음 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중생대 쥐라기(1억8000만 년 전)~백악기(1억2000만 년 전)에 걸쳐 번성했다.

당시에는 10종 이상의 은행나무가 있었지만, 중생대 이후 점차 쇠퇴해 마지막 빙하기 시대에는 한 종만 간신히 살아남았다. 현재 존재하는 은행나무는 그때 생존한 개체의 후손이다.

연합뉴스

은행나무가 멸종위기종인 이유는 야생 번식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종자가 크고 무거운 데다 악취와 독성이 있어 동물들이 꺼린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은행나무를 야생에서 멸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다.

야생 은행나무는 중국 동부와 서남부의 소수 지역에만 남아 있고, 그 외에는 모두 인간이 심은 나무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로 많이 심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은행나무는 인간이 사라지면 가장 먼저 사라질 생물 1위로 꼽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