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아파트 주민들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반기더니 ‘180도’ 돌아선 이유

By 이서현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부지로 확정된 가운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정치 시위로 주거환경이 악화됐다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역 주변 7개 단지 협의회는 이촌역 앞 국방부 대통령 집무실 출입구 주변에서 소음을 동반한 시위가 계속되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2019년 청와대 앞 집회 모습 | 연합뉴스

해당 협의회는 1호선 용산역부터 4호선 이촌역까지 길게 이어진 아파트 단지들의 연합체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한 규모는 총 5037가구다.

주민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지난 7일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 앞에서 벌어진 정치 시위가 발단이 됐다.

지난 1일 재정비가 한창인 용산 미군기지 13번 출입문 일대와 기지 내 헬기장, 국방부 일대 | 연합뉴스

해당 지역은 윤 당선인의 출퇴근 주 통로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임기 내내 각종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다는 소식에 용산역 인근 7개 단지는 국방부 인근 6호선 삼각지역 부근과 달리 반기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시위를 계기로 집무실 이전으로 커졌던 기대감이 우려로 바뀌었다.

연합뉴스

현재 경찰은 용산 집무실이 들어설 국방부 외부 담장 반경 100m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다.

하지만 7대 단지가 몰려있는 지역은 국방부 담장과 상당한 거리가 있어 집회 금지와 관계가 없다.

협의회 측은 지난 8일 회의를 진행했고, 만약 적절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윤 대통령 출퇴근길 저지 등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