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돼지고기를 ‘국산’으로 바꿔 파는 전통시장 정육점의 공통점

By 이서현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등 부정유통행위는 특히 추석과 설 명절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명절 기간에 적발된 부정유통행위가 전체 적발 건수의 1/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짝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팀이 한 전통시장을 급습했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모닝와이드’는 단속팀의 집중 단속 현장을 보도했다.

SBS ‘모닝와이드’
SBS ‘모닝와이드’

이들이 찾아간 한 정육점에는 매장의 돼지고기가 전부 국내산으로 표기돼 있었다.

단속팀은 “외국산을 국산으로 판매한 건 하나도 없죠?”라고 물었고, 주인은 “없죠”라고 답했다.

그때 단속팀이 해당 정육점에서 하루 전(일요일)에 사간 고기라며 보냉백을 하나 내밀었다.

SBS ‘모닝와이드’

그곳에서 꺼낸 벌집삼겹살에는 원산지가 국내산으로 표시돼 있었다.

주인은 바로 당황해하며 “잘못 나갔는데요. 제가 어제 안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단속팀은 주말에 다니며 외국산으로 의심되는 정육 시료를 미리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SBS ‘모닝와이드’

업주가 발뺌하자 단속팀은 검사 키트를 꺼내 들었다.

이는 현장에서 원산지를 판별할 수 있는 간이 키트로, 더욱 신속한 단속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사용 중이다.

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단 5분.

국내 가축의 경우 사육 도중 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에 항체 반응이 나타나 바로 검사 키트에 두 줄 반응이 나온다.

SBS ‘모닝와이드’

검사 결과, 주말에 산 고기뿐만 아니라 진열된 고기도 모두 외국산으로 드러났다.

해당 점주는 이전에도 원산지 미표시로 단속에 걸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가게를 급습했다. 마찬가지로 주말에 미리 사둔 시료와 더불어 가게에 진열된 벌집삼겹살 모두 외국산이었다.

SBS ‘모닝와이드’
SBS ‘모닝와이드’

그다음 가게에서는 국내산이라는 안내판만 걸고 고깃덩어리에는 개별적인 원산지 표시를 해두지 않았다.

심지어 주말에 판매한 고기에는 원산지를 속이면서 이력번호까지 위조한 정황이 포착됐다.

적발된 가게는 대부분 수입 삼겹살을 벌집 모양으로 만들어서 판매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벌집으로 만들지 않을 경우 국산과 모양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SBS ‘모닝와이드’

이렇게 고기 원산지를 속여 파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국내산과 외국산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8배까지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영세업자라는 이유로 권고조치 등 미비한 처벌을 받다보니 위반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