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음식이다.
수박 또한 최고의 여름철 과일 중 하나다.
치킨과 수박은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지만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는 음식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낸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와 CNN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뉴욕의 나이엑중학교가 급식으로 수박과 프라이드치킨을 제공했다가 인종차별이라는 반발에 직면했다.
국립흑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수박은 흑인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 편견을 담고 있다.
과거 많은 흑인이 자급자족을 위해 수박을 재배해 팔았는데, 일부 백인들은 수박을 인종차별적 의미로 쓰기 시작했다.
수박은 값이 저렴하고, 지저분하게 먹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수박은 ‘빈곤’, ‘더러움’, ‘게으름’ 등 흑인을 비하하는 맥락으로 사용됐다.
치킨도 마찬가지다.
치킨은 미국 남북전쟁 이전 남부 목화농장의 흑인 노예들이 먹던 음식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백인들은 닭을 요리할 때 썰어 먹기 편한 몸통 부위만을 사용하고, 목이나 날개·다리 등뼈 부위는 흑인 노예에게 튀긴 채 제공했다고 한다.
이 요리는 노예제가 폐지되면서 백인 사회에도 퍼져 나갔지만, 맥락에 따라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종종 쓰였다.
해외에서 한국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편견이 ‘개고기’라는 음식으로 표상되는 것과 유사하다.
논란이 커지자 데이비드 존슨 교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급식을 제공한 업체 ‘아라마크’를 공개 비판했다.
존슨 교장은 “치킨을 메인 메뉴, 수박을 디저트로 제공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몰상식한 행위였다. (업체를 대신해) 나이액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메뉴가 원래 계획했던 것과 달리 변경됐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학교 웹사이트에 게시된 식단표에는 치즈스테이크와 브로콜리 등이 예고돼 있었다.
교장은 아라마크 측이 흑인 역사를 희화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메뉴를 변경한 게 아니냐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러한 의심이 불거지는 건 미국의 2월은 흑인들의 인권 투쟁 업적을 기리는 ‘흑인 역사의 달’이기 때문이다.
이에 아라마크 측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부적절한 점심 메뉴였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