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이를 배려했다가 그 아이와 대치하게 된 한 운전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맨 인 블랙박스’에는 운전자 A씨가 경기 시흥시의 한 도로에서 겪은 황당한 일이 소개됐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운전 중 자전거를 탄 아이가 나타나자 놀랄까 봐 추월하지 않고 천천히 따라갔다.
잠시 후 우회전하려고 차로를 변경하자 앞서가던 아이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A씨를 쳐다봤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이 아이는 “잠깐만요, 아저씨. 왜 따라다녀요? 아까는 이쪽으로 갔는데 왜 따라와요?”라고 따지듯 물었다.
A씨가 “우회전해야 해. 나와”라고 하자, 아이는 “우회전하려면 나가야 하는데 왜 이리로 들어와요?”라고 재차 물었다.
A씨는 다시 한번 “이 길이 우회전하는 길이야”라고 설명했고, 아이는 “싫어! 안 비켜줄 거예요!”라며 길을 막아섰다.
우회전 차로였고 인도에는 자전거 전용 도로도 있었지만 아이는 A씨가 자신을 따라온 것이라고 단단히 오해했던 모양이다.
고집을 피우는 아이의 모습에 A씨는 결국 아이를 앞질러 나갔다.
하지만 아이는 기어이 쫓아와 A씨 차량을 자전거로 다시 막아섰다.
A씨는 “황당했다. 아이가 갑자기 멈추길래 ‘왜 멈추지’란 생각이 들면서 처음엔 저희가 뭘 잘못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감정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천천히 자전거 속도에 맞춰서 똑같은 길을 따라가니까 아이도 차가 자꾸 따라온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부모가 차근차근 교육을 해줘야 할 듯” “진짜 어이없는 상황이네” “블랙박스 차주가 너무 착하다” “뭘 보고 자랐길래” “자전거 도로 놔두고 왜 차도에서 저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